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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자나팜을 얻기 위해 병원을 방문했다. 아마도 여긴 마지막 방문일 것 같은데... 한 치 앞도 알 수 없다. 내 인생은. 주로 그래왔으니. 아침엔 통신사에서 준 상품권으로 피스타치오맛 아이스크림을 먹었다. 이틀째 쏘카측에서 응답해주지 않아서 핸들일은 못하고있다. 좀이 쑤신다. 슬슬 늦여름의 거리엔 가늘고 흰 팔다리를 내놓고 다니는 여성들이 많았다. 가끔은 겨드랑이도 너무나 쉽게 젖혀보이곤했다. 나는 서점엘 갔다. 확실히, 한 바퀴를 돌아야 직성이 풀릴 정도의 관심사구나. 나는. 수학에 관한 대중서적들이 많이 출간된 모습이었다. 뻔한 얘기일거라 생각하며 집어들어 목차를 살펴보았다. 확실히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긴했다. 부끄럽지만 아직 조건부확률의 의의가 이해되지 않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의사는 내게 마지막으로 리스크가 큰 투자는 삼가는게 좋겠다고 말했다.
난 지금 그 어느 때 보다 가난하지만 역설적으로 그 어느 때 보다 자유롭다. 난 가끔 인생에 아무런 희망이 없다고 생각한다. 사실은 정말 견적이 나오지 않는다. 그래서 자꾸 죽음을 준비하는 것이기도하고. 하지만 그 흐름에 맞추어 흘러가다보면 어떻게 될런지 대신 마음은 훨씬 편해졌다. 이전보다. 여자친구, 집, 모아둔 돈, 친구, 가족 모든것을 잃었지만 말이다. 오래전 일기를 읽어보았을 때, 나는 퇴보한 것 같기도했다. 나의 정신, 공동체를 위하는 마음, 순수함...
거지, 노숙자도 유랑을 하지만 무하마드, 모세, 석가, 강증산 같은 사람들도 박해를 피하거나 구도를 위해 유랑을 떠나야했다. 이번 유랑이 나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것인가?
위, 제목보다 크게 새겨진 작가에 이름에, 처음엔 단편모음집 같은 것인줄 알았으나 아니었다. 작가의 전면 사진을 표지에 걸어 비주얼을 앞에 세우는 디자인 만큼이나 나는 이런 류의 디자인도 다소 뻔뻔하다고 생각한다. < 街とその不確かな壁 >
연금술이 우리의 마음과 무슨 상관관계가 있는지 깊숙히 유추해보기 전엔 이 책을 읽지는 않기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