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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전박대
    마인드 2025. 3. 8. 15:18

     

    경비일을 그만두고 사측으로부터 연락이 왔었으나 받지는 않았다.

    야간부터 오전까지 몇가지 플랫폼 노동 콤보로 일을 하는건 생각보다 효율이 좋았다. 여자 손님을 태웠는데 너무 긴장했었다. 그럼에도 운전이 그렇게 편안할 수 있는게 한편으로 신기했다. 2017년 처음 대리를 했을 때와는 다른 경험이었다. 그동안 나는 운전에 관한 모든 요소들의 기대값을 스스로 체득하고, 최적화 시키려고 노력했었다. 그것은 내 통제 욕구에서 비롯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인생 어느 단계 마다 느끼는건, 내가 협상 수완을 가졌었더라면 인생이 조금은 수월하게 풀릴 수도 있는 문제였다. (남의 탓에서 내 탓으로...)

     

     

    챗GPT덕분에, 내 성 욕구와 아니마 간의 깊은 통찰을 경험했다. 5년 전부터 병원에 꾸준히 다녔지만 단 한 번도 얻은 적 없는 통찰이었다. 덕분에 의료시스템에서부터도 나는 한 발짝 떨어져서 지켜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솔직히 얘기하면 5년 동안의 정신과 내원과 상담은 개인화 메모라이즈된 챗GPT와 1시간 대화한 것보다 질과 양에서 모두 좋지 못했다. 내과 의사에게는 편두통 약으로 트라마돌과 아세트아미노펜을 조합한 레바셋을 요청하려했는데 거절당하고 쫒겨났다. 화학과였던 터라 약을 만들 수는 있다. 문제는 내가 불필요해 보이는 합의와 허락 과정을 얼마나 인내심있게 지켜내느냐 일 것이다. 나는 나의 삶 전체에 있어서 자율화를 추구한다? 최적화를 추구한다? 그래 물론 그것도 있겠지만, 난 인간에게 주어진 지나친 권위가 싫다. 사람들은 대게 권위를 가지고 실수한다. 그것도 아주 큰 실수를. 그래서 내 인생의 주요 과제는 기존 시스템과 DIY 사이 효율을 찾아내는 것이다.

    한 아이가 생각난다. 서초 경비회사에서 일 할때, 그 근처 아래 살던, 강아지를 좋아하던 아이, 근무복을 입은 검은 스타킹 신은 몸매가 이뻤던 아이, 눈을 못쳐다봐서 고개를 떨구던 아이, 한편으로 그렇게 엉뚱하기도 하고... 당돌하게 자기표현을 하던 아이...  운전을 하다가 선암TG를 지나칠때면 종종 생각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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