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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나는 지름병이 도졌다. 왁싱 회원권, 새 핸드폰... 난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 성적으로 왕성해지거나 물욕이 심해진다.
금기운을 생 하기 위하여 폰은 그냥 생폰을 쓰기로하였다. 이번에 나온 아이폰이 티타늄이기 때문에 근거가 되었다.
아비트럼은 호재를 앞두고 있는게 아닌가하는 입소문이 났다.
정신과 내원 일정을 깜빡해서 병원에 민폐를 끼쳤다. 의사는 저번에 봤을 때보다 괜찮아진 것 같다며 말했다.
글쎄, 그동안 투오넬라* 를 갔다 오긴했었다. 담당 의사의 병원은 응접실보다 진료실이 더 큰 구조로 되어있었다.
진료실의 통 창은 아마도 북쪽이나 동쪽을 가르키는 것 같은데, 냉난방비가 정말 많이 나올 것으로 보였다.
진료실의 문을 열면 레크리에이션이나 회의를 위한 것인지모를 커다란 원탁이 있었고
오른쪽으로 돌아 10미터를 걸어가야 의사와 마주앉을 수 있는 의자를 발견할 수 있었다.
뒤에는 문 뒤에 락커 몇개가 보이는 것으로 보아 스태프들이 쉴 수 있는 휴게실이 있는 것 같았다.
어쨌든 지금은 수간호사 한 명만이 상주를 하고 있었다. 의사는 버티컬 마우스를 사용하고 있었고 안면에 틱이 있는지
가끔 말을 꺼낼 때마다 눈썹이 가느다랗게 떨리며 들썩이는 것을 볼 수 있었다. 화사한 leiseu가 달린 옷을 좋아하는 것 같았다.
그녀는 나와 만난 첫날에 하얀색 Chanel j12 33mm를 차고 있었는데 그 다음부터 그것은 보이지 않았다.
응접실에 걸려있는, 90년도에 정신의학과 전문의 자격증을 취득한 것으로 보아 80년대 중, 후반 서울대 의과대학을 다닌듯 하다고 나는 생각했다. 의사의 서울대 학력 기재는 학부생만 사용할 수 있으니 그렇다고 보는게 거의 맞을 것이었다. 그러면 나와의 나이 차이는 거의 어언 20년 정도로 보여졌다. 그것을 증명하는 응접실 내부에는 그의 인생을 보여 주는 명패나 임명장이 걸려 있었다.
의사는 이번에는 나에게 많은 얘기는 하지 않았고 망상과 조울 증상에 맞는 약을 추가했다고 말해주었다.
내가 이 병원에 와서 진행한 여러 테스트가 있었다.
종합심리검사(Full battery) 일부 Scl-90R Mdq(기분장애 질문지) Psqi(피츠버그 수면 질 검사) Bda(벡 우울 척도) Bai(벡 불안 척도) K-sad(사회 공포증 척도) Sct(문장완성검사) K-fne(부정적 평가 두려움 척도) 나는 sct라는 것이 조금 골때렸다.
어떤 테스트인지는 스스로 알아보길 바란다.
맞지도 않는 ssri로 한동안 고생을 했다. 하지만 이젠 거의 그런것은 없다.
단지 알프라졸람과 같은 벤조디아핀 계 약물의 기전은 중추신경을 억제하는 쪽이기에, 복용할 땐 원칙적으로 술을 마시지 않는다고 한다.
나는 금주를 한지 12주 정도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의사는 그 밖에도 인지적 치료를 병행해 주었다.
- 다른 사람이 내 기분을 알 수 있다라고 생각하나요?
- 그렇죠. 제스쳐나 눈빛을 통해서 간접적으로 알 수 있습니다.
- 하지만 그건 정확한 방법은 아닙니다. 그 사람이 직접적인 방법으로 표현하는 것을 믿으세요. 그게 내가 취할 수 있는 그 사람에 대한 정보라고 생각하셔야해요.거의 하루 종일 차트를 보고있다. 너무 피곤해서 운동을 안하고있다. 변비가 다시 심해지고있다.
난 다시 합정동에 들러서 메세나 폴리스를 한바퀴 돌아보고 왔다. 합정동은 내가 3 대운을 시작했던 곳이다. 이제 나를 극하던 3 대운이 끝나고 생존에 베테랑이 된 나는 보듯, 만신창이가 되어있지만 그래도 어쨌든 살아있다. 살아남고야 말았다. 메세나 폴리스에 짐 가방 하나만 들고 당도했던 소년은 자신이 시작한 이 곳에, 15년 후 집을 샀다. 이런 생각을 하니 꼴 값하듯 길거리에서 눈물이 날 뻔했다.
투오넬라* 핀란드 전승 신화에 나오는 저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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