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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계령 - 설악산 대청봉마인드 2023. 9. 2. 09:07
오전 늦게 서울- 양양 고속도로를 타고 설악산으로 갔다.
2019년 봄, 나는 양양을 왔었다. 그 때에는 바다를 보러 왔었다.
지금은 한계령과 산으로 간다. 날씨가 좋으면 그곳에서도 동해가 보일 것이다.
그러나, 잊지마라, 너는 지금 놀러가는 것이 아니다.
내린천 휴게소에 도착해서 앞으로 일정을 조사해 보았다.
내가 발견한 일정상의 문제는 한계령 휴게소가 입산객의 장시간 주차를 막고 있다라는 점이었다.
그래서 휴게소 폐점 시간이 20시라고하니, 그 전 까지는 한계령에 도달해야한다.
그 전에 이마트 속초점을 들러서 보급을 하기로했다.
하루 치 식량 조달하는데 4만원 가까이 나온 것을 보고 장바구니 물가는 확실히 미쳐가고 있구나라는 걸 깨달았다.
21시 경, 한계령 휴게소에 도착했다. 이번에도 길가에서 야생동물을 마주치지 않을까 노심초사했다. 산골에 안개가 끼어 더욱 그랬다.
다행히 휴게소 입구, 출구 모두 활짝 열려있었고 다만 영업만은 하지 않는 상태.
주차장 한 편에는 캠핑카도 있었고 사람도 타 있는 것 같았다.
나도 적당한 곳에 주차를 하고 간단히 식사를 했다. 생전 이렇게 높은 산을 혼자 오르는 건 처음이라 긴장이됐다.
조수석에서 나이키 저지를 덮고 잠을 청했다. 차 밖은 바람이 많이 불고 있었고 기온은 16도 였다.(당시 서울 22도).
조각잠 사이에 어지러운 꿈을 꾸고 일어나니, 주차장 옆자리에 나와 비슷한 처지로 보이는 커플들이 주차를 했다.
그들은 이런 산행에 익숙한지 그 새벽에 차만 주차한채로 바로 등정을 했다.
나는 출발을 미루다 미루다 원래 예정했던 시각보다 한 시간 늦은 5시에 출발했다.
안개와 더불어 초가을의 늦은 일출에 낚시 랜턴 2개를 모자에 끼우고 올라도 사방이 하나도 안보였다.
한계령은 초반부에 급경사가져있는데 이곳을 통과하기에 내 짐이 너무 많다는 걸 알게되었다.
그래서 바람막이, 나이키 저지, 3단우산, 예비 양말, 커피 1캔을 버렸다.
예비 신발을 버리지 않았다.
그리고 배도 슬슬 아파왔다.
스스로 너무 어리석었다는 걸 깨달았다.
중간에 약수가 흐르길래 입에 조금 머금어 보았다.
그리고 왜 사람들이 산에 올라가면 소리를 지르는지 알게되었다.
소리를 질러야 할 때, 산에 와야한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등산 스틱이 없어 내려가는 길엔 탄성있는 나뭇가지를 주워 짚고 다녔다.
하산을 하니 오후 2시였다.
거의 정확히 9시간이 한계령 코스 왕복에 걸린것이다.
내가 한계령의 첫 등산객일거라 지레 짐작했지만 나보다 앞선 젊은 커플들이 두 쌍이나 있었다.
산에는 똑같은 방향을 놓고 늘 두 갈래의 길이 있었다.
쉽고 빠른 길은 없었다. 좀 더 위험하거나 느리지만 편한 길이었다.
설해원에서 자동차를 충전했다.
완속이라 시간은 좀 걸렸다.
그 사이에 치킨을 시켜먹었다.
그 때 즈음, 나는 이곳에 오길 참 잘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블루문, 구름등 시계가 완벽하지 않았지만 아이폰으로 직녀성과 거문고자리를 촬영해보았다.
가운데 가장 밝게 빛나는 별, 그것이 직녀성 베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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